자대와 보직을 선택할 때, 무엇을 확인해야 하는가?
군 생활에 대한 글을 쓸 때 가장 조심해야 할 부분이 있다.
바로 ‘성급한 일반화’다.
군대는 계급사회지만, 그 해의 지휘관, 그 부서의 중간 간부, 그리고 함께 일하는 동료에 따라
같은 부대와 보직이라도 근무 여건은 극단적으로 달라질 수 있다.
이는 ‘군대도 결국 사람 때문에 힘들다’는, 여느 직장과 다르지 않은 진리를 다시 떠올리게 한다.
꿀 특기? 없다. 꿀 보직은 있다.
많은 예비 간부들이 흔히 묻는 말이 있다.
“어떤 특기가 꿀인가요?”
하지만 실상을 조금만 들여다보면, 이 질문 자체가 틀렸다.
특기는 중요하지 않다. 중요한 건 보직이다.
예를 들어,
보급수송이나 정훈 특기처럼 ‘꿀’이라는 수식어가 따라붙는 특기도
헬보직을 만나면 한없이 고되진다.
계급과 보직의 미스매치: 실무의 왜곡
여기서 많은 신임 장교들이 놓치는 핵심이 있다.
군에는 각 보직마다 적정 계급이 정해져 있다.
하지만 현실은 어떠한가?
병력 감소와 간부 인력 운영의 비효율로 인해,
중ㆍ소위가 1~2년 차 대위의 보직을 떠맡는 일이 비일비재하다.
이는 공군뿐만 아니라 전군 공통의 문제다.
예시
A 특기 장교의 공석 10개
- 대위 보직: 6
- 중위 보직: 4
- 임관자는 8명뿐
결과적으로 장교 인사과는 대위 보직부터 채우기 위해
소위에게 대위 보직을 선택하게 만든다.
형식은 ‘선택’이지만 실질은 '강제배치'에 가깝다.
이 경우,
실제로는 대위급 업무를 하면서 소위 월급을 받는 상황이 벌어진다.
이런 불균형은 조직에도 개인에게도 부담이 된다.
보직 선택 전 체크리스트
자대 배치를 앞두고 있다면,
아래의 요소들을 점검해보는 것이 현명하다.
1. 해당 보직의 적정 계급
- 내 계급이 해당 직책에 ‘맞는 수준’인지 반드시 확인할 것
- 대위 보직을 맡게 될 가능성이 있다면, 실질적 업무 부담과 책임도 고려해야 한다
2. 해당 부대의 ORI 시점
- 부대가 마지막으로 ORI를 받은 시점은 언제인가?
- ORI 주기는 보통 2년, 임관 시점에 ORI를 앞두고 있다면
전역 전 한 번 더 ORI를 겪을 수 있다. - 업무량은 ORI 전후로 급증한다
3. 해당 보직의 ‘공석 여부’와 그 이유
- 공석인 보직이 왜 비어있는가?
- 정말 꿀 보직이라서 공석인지, 아니면 업무가 과중해서 비어 있는 건 아닌가?
- 차선임자의 직무대행 여부도 체크할 필요가 있다
정보 수집 팁: 인맥을 총동원하라
보직 배치를 앞두고 있는 예비 간부들이라면,
인맥을 활용해 실무자 정보를 최대한 수집해야 한다.
예를 들어,
2025년 상반기 기준으로는 학사 148기가 배치된 곳을 추적하면
해당 부대의 분위기나 보직 강도를 미리 파악할 수 있다.
또한 보직 선정이 임박한 154기, 공사, 학군 후보생들은
임관한 선배들과의 연결을 통해 공석 정보를 확보해 두는 것이 중요하다.
정리하며
군 생활의 질은 단순히 위치나 특기로 결정되지 않는다.
보직, 지휘관, 동료, 시기, 그리고 ORI와 같은 타이밍 요소가 복합적으로 작용한다.
자대를 선택할 수 있는 기회는 단 한 번,
하지만 그 선택의 여파는 복무 내내 지속된다.
따라서 정보는 많을수록 좋다.
직접 확인할 수 없다면 선배와의 대화, 간접 경험, 기록물까지
모든 수단을 동원해서 보직 선택의 정확도를 높이자.
그 한 번의 선택이
군 생활 전체의 ‘만족도’를 좌우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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