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칼 슈미트의 정치 개념과 현대 정치 갈등 분석

공부하는 이립 2025. 3. 19. 16:4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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칼 슈미트의 정치 개념과 현대 정치 갈등 분석

 

1. 칼 슈미트, 정치적 갈등을 통찰하다

칼 슈미트(Carl Schmitt, 1888~1985)는 20세기 정치철학에서 가장 논쟁적인 인물 중 하나다. 그는 법학자이자 정치철학자로서 국가, 주권, 정치적 갈등에 대한 독창적인 이론을 제시했다.

 

특히, "정치는 적과 동지의 구분이다"라는 그의 명제는 현대 정치에서 여전히 중요한 논의 대상으로 남아 있다.

 

오늘날 민주주의 국가들에서도 극단적인 정치적 대립과 사회적 분열이 심화되고 있는 가운데, 슈미트의 개념을 현대적 맥락에서 재조명해볼 필요가 있다.


2. 칼 슈미트의 정치 개념

(1) 정치란 적과 동지의 구별이다

칼 슈미트의 핵심 개념은 정치란 본질적으로 ‘적과 동지(friend and enemy)’를 구별하는 활동이라는 것이다.


그는 정치적 행위는 경제적, 윤리적, 심미적 차원과 구별되며, 근본적으로 적대적인 요소를 포함할 수밖에 없다고 주장했다.

 

즉, 모든 정치 집단은 자기를 지키기 위해서 반드시 "우리(동지)"와 "그들(적)"을 구별해야 한다는 것이다.

 

(2) 주권이란 ‘예외상태’를 결정하는 자

슈미트는 주권이란 ‘예외상태’를 결정하는 자에게 있다고 말했다.


즉, 정상적인 법과 제도가 작동하지 않는 비상 상황에서 "누가 결정권을 가지는가"가 주권의 본질이라는 것이다.

 

이는 현대 민주주의 국가에서도 비상사태 선포, 전쟁권, 긴급조치권 등을 둘러싼 논쟁에서 여전히 중요한 개념으로 작용한다.

 

(3) 자유주의에 대한 비판

슈미트는 자유주의가 정치적 갈등을 해결하지 못하는 이상주의적 체계라고 비판했다.

 

그는 토론과 합의보다는 ‘결정’이 더 중요한 순간이 있으며, 갈등이 격화될 경우 정치적 결정이 더 필요하다고 보았다.

 

그의 이론은 독재적 통치나 국가주의의 정당화 도구로 활용되기도 했지만, 동시에 오늘날의 민주주의 위기를 설명하는 유용한 도구가 될 수도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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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 현대 정치에서의 적용

(1) 극단적 이념 대립과 적대적 정치

현재 세계 정치에서는 좌파와 우파의 대립, 민족주의와 세계주의의 충돌, 보수와 진보의 극단화가 더욱 심화되고 있다.

 

미국에서는 공화당과 민주당의 대립이 적대적 정치로 변질되었으며, 한국에서도 진보-보수 간의 정치적 갈등이 날로 심해지고 있다.

 

슈미트의 개념에 따르면, 현대 민주주의는 더 이상 ‘합의의 정치’가 아니라, ‘적과 동지의 정치’로 변질되고 있는 셈이다.

 

(2) 포퓰리즘과 권위주의 부상

최근 여러 국가에서 포퓰리즘 지도자가 등장하고, 권위주의적 통치 방식이 강화되는 현상이 나타나고 있다.

 

트럼프, 볼소나루, 푸틴, 시진핑 등의 지도자는 슈미트식 정치 개념을 적극 활용하여 ‘적’을 설정하고 강력한 정치적 결정을 내리는 방식을 택했다.

 

특히, 슈미트가 강조한 ‘주권이란 예외상태를 결정하는 자’라는 개념은 현대 권위주의적 정권에서 자주 활용되고 있다.

 

예를 들어,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 중국의 강경 통치, 미국의 국경 문제 대응 등이 이러한 맥락에서 이해될 수 있다.

 

(3) 민주주의의 위기와 대안

슈미트의 이론이 현대 민주주의의 위기를 설명하는 데 유용한 도구가 될 수 있지만, 그 해결책으로 권위주의나 독재를 정당화할 수는 없다.


그렇다면 현대 정치에서 "적과 동지의 정치"를 극복할 방법은 무엇인가?

  • 첫째, 공론장의 회복: 정치적 논쟁을 건설적인 토론으로 유도할 필요가 있다.
  • 둘째, 정치적 다원주의 강화: 양극화된 정치 구조를 완화하고 다양한 의견이 존중되는 시스템을 만들어야 한다.
  • 셋째, 법치주의 강화: "예외상태"를 결정하는 권력을 제한하고 민주주의적 원칙을 보호해야 한다.

칼 슈미트는 정치란 적과 동지를 구별하는 과정이며, 주권자는 예외상태를 결정하는 자라고 주장했다.

 

그의 개념은 현대 정치에서 극단적 갈등, 포퓰리즘, 권위주의의 부상을 설명하는 데 유용한 이론적 도구가 된다.

 

그러나 그의 이론을 무비판적으로 받아들일 경우, 민주주의 자체가 붕괴될 위험도 있다.

 

따라서 현대 민주주의는 정치적 적대성을 인정하되, 이를 조정하고 공론화하는 방향으로 나아가야 한다.

 

결국 중요한 것은 적과 동지를 구분하는 정치가 아니라, "공존"을 모색하는 정치일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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