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군의 복무 여건은 어떨까?
공군의 복무 여건은 어떨까? 육군과 해군을 경험해보지는 않았지만 3군 중에서 평균적인 복무여건은 가장 좋다고 생각한다. 공군은 크게 비행단에서 근무하는 장병과 산에서 근무하는 장병으로 나눌 수 있다. 신분을 막론하고 공군에 입대하면 자신은 당연히 비행단에서 근무를 하겠지 생각 할탠데 고지로 올라가는 장병의 비율은 적은 편이 아니다. 특히 부사관과 병사는 전투기 한 번 보지 못하고 전역하는 경우도 있다.
당신이 장교라면 방공포병, 항공통제, 정보통신이 아닌 한 산에 오를 일은 없다. 대다수의 미사일방어포대, 관제부대(흔히 사이트라고 부르는 곳)가 산에 위치하고 여기로 가는 장교는 방공포병, 항공통제, 정보통신 밖에 없다. 나머지 특기의 장교는 전부 오산, 비행단, 여단으로 간다. 그런데 부사관과 병사는 조금 다르다. 위의 세가지 특기가 아니더라도 산에 있는 부대에 배치 받을 수 있다. 비행단에서 근무하냐, 사이트에서 근무하냐에 따라 삶의 질이 달라진다. 비행단에는 여기가 군부대인가 싶을 정도로 각종 편의시설이 잘 갖추어져 있다. 편의점, 제과점, 치킨집, 중국집 등이 부대 안에 있고 위치도 대도시, 중ㆍ소도시에 위치해서 정문만 넘어가면 놀고 먹을게 넘쳐난다. 물론 그렇지 않은 비행부대도 있다. 시내까지 차로 20~30분인 곳도 있다. 그렇지만 다수의 비행단이 도심에 있어서 빌딩을 보면서 근무를 한다. 여기서 근무를 하면 회사 다니는 기분을 느낄 수도 있다. 병사들도 생활관과 근무지가 떨어져 있어서 셔틀버스를 타고 출근을 한다.
그러면 사이트의 삶은 어떨까? 먼저 간부들은 그래도 관사가 산 밑에 있다. 퇴근 후에는 일반적인 삶을 살 수 있다. 하지만 병사들은 아니다. 보통 생활관과 근무장소가 한 건물 안에 있어서 일과가 끝났는데, 퇴근 한 기분이 들지 않을 수 있다. 편의시설도 열악하다. 비행단은 BX가 동네 마트 수준인 곳도 있는 반면, 사이트의 BX는 학교 교실 보다 작고 물품 종류도 몇 가지 없다. 휴가를 나갈 때도 쉽지 않다. 정문에서 조금만 걸어나가면 지하철역, 버스 정류장이 있는 비행단과 달리 사이트는 일단 산에서 내려가야 한다. 내려가는데 만 40분이 걸리는 곳도 있다. 굳이 여기서 언급하지 않아도 악명 높은 부대가 몇 곳 있다. 여기서 이제 터미널, 기차역까지 또 한 참을 가야한다.
이렇게만 놓고 보면 사이트에 가면 암울한 군 생활이 펼쳐질 것 같아 보인다. 하지만 부대별로 장ㆍ단점이 있다.
일단 비행단의 단점, 시끄럽다. 정말 시끄럽다. 회의를 하다가도 항공기가 이륙 할 때면 모두 잠시 입을 닫는다. 창문이 흔들릴 정도로 소음이 심하다. 항공기가 낮에만 날라다디느냐, 그것도 아니다. 밤에도 날라다닌다. 이 소음은 밤낮을 가리지 않는다. 이 소음이 삶의 질에 미치는 영향이 상당하다. 괜히 공항 주변의 주민들에게 소음피해 보상을 하는게 아니다.
다음으로, 부대가 크면 일이 많다. 기본적으로 부대 규모가 커질수록, 그리고 상급부대로 갈 수록 일이 많다. 부대가 큰 만큼 관리해야 하는 것도 많다. 사이트는 업무가 단순하고 비행단에 비하면 단위도 작다. 물론 병사들에게 해당하는 이야기다. 간부는 조금 다르다. 포대, 관제대 운영계장은 일에 치여산다. 내 업무가 어느 정도인지는 정말 군 생활에 많은 영향을 준다. 비행단에서 근무한다고 매일 편의시설을 즐기는 것도 아니다. 즐길 수 있는 시간이 있어야 즐기는것 아니겠는가
마지막으로 오산에서 대해서 이야기 해보겠다. 오산에 미군기지가 있고 공군 작전사령부가 있는 것은 만천하에 공개된 사실이라 편하게 이야기 할 수 있을 것 같다. 그거 아는가? 오산 미군기지는 미국 영토다. 오산기지는 캘리포니아 주에 속한다. 그래서 미군 복지시설을 이용하면 해외 결제 문자가 온다. 개인적으로 오산의 시설들이 가장 만족스러웠다. 피자헛이 지금도 있는지 모르겠지만 우리나라 피자헛의 피자랑 전혀 다르다. 본고장의 맛을 느낄 수가 있다. 나는 에너지드링크도 좋아하는데, 미국의 몬스터를 보면 우리나라에서 파는 몬스터는 물처럼 보일 것이다.
개인적으로 오산의 병영문화가 가장 선진적이라고 생각한다. 하루는 영내 카페에서 커피를 마시고 있을 때 였다. 누가 아이패드를 보면서 커피를 마시고 있길래 간부거나 군 가족이겠구나 싶었는데, 병사였다. 오산은 그런 곳이다.
지금까지 부대별로 복무여건에 대해서 이야기 해봤다. 내가 직접 경험한 것도 있고 동기나 선배들을 통해서 들은 점도 있다. 당신이 앞으로 공군에 입대를 하거나 이제 배속지를 선택하는 장병이라면 자대를 선택하는데 참고가 되었으면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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